25년 전부터 대우와 관계 맺어
트럼프, 대우에게 262억 원 빌려
트럼프-대우, 인연 시작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국내 재벌 그룹으로 불리다가 공중분해 된 대기업에게 대출받았으나 대통령 재임 시절 숨겼다는 의혹이 최근 나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뉴욕주 검찰총장이 확보한 트럼프 그룹 문건을 토대로 ‘L/P DAEWOO(대우)’로 표시된 1,980만 달러(한화 약 262억 원)의 신고 채무 내역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대우그룹은 1967년부터 2000년까지 대한민국 경제계를 호령하던 4대 재벌(삼성그룹, 현대그룹, LG그룹, 대우그룹) 중 하나였다.
창업 초기에는 흔한 중소기업 중 한 곳이었으나, 1970년대 중동 붐으로 잭팟을 터뜨리면서 한국을 호령하는 재벌 그룹 중 하나가 됐다.
중동 붐이 끝난 후에도 세를 불려 나갔고, 1990년대에 북방정책, 동유럽 혁명 등을 기회 삼아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로의 진출을 꾀하기도 했다.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1998년에는 삼성을 제치고 재계 순위 2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과도한 몸집 불리기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됐고, 결국 2000년 주요 계열사가 모조리 워크아웃에 들어가 대우그룹은 공중분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우의 인연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우는 1997년 뉴욕시 맨해튼의 고층 건물 트럼프월드타워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이 건물이 ‘맨해튼 트럼프월드타워’다.
그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99년 방한하며 대우그룹의 창업주인 김우중과 만났다. 이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딴 고급 주상복합인 트럼프 타워를 서울에 짓자고 제안했다.
당시 아파트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브랜드가 변변치 않았던 대우도 귀가 솔깃한 내용이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대우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국내에서 최고급 주상복합 브랜드로 ‘트럼프월드’를 사용하게 됐다.
이외에도 2007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우는 한국에서 6개 부동산 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그렇다면 공중분해 됐다던 대우그룹이 어떻게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갔을까. 바로 그룹 해체 이후 ‘대우’라는 이름을 지키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대우건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현재와 같은 굵직한 건설사로 도약한 데는 대우그룹의 창업주이자 초창기 시절부터 대우건설의 성공 신화를 쓴 김우중과 매우 연관돼 있다. 대우건설은 1973년 김우중이 영진토건을 인수해 직원 12명으로 세운 회사다.
포브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채무가 트럼프월드타워 사업과 관련한 라이선스 비용 일부를 대우와 분담하기로 한 합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채무액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980만 달러를 유지했다. 그러던 중 그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약 5개월이 지난 2017년 6월 30일에는 채무가 430만 달러(약 57억 원)로 줄었다.
또 그로부터 닷새 뒤인 2017년 7월 5일에 채무액이 완전히 사라졌는데, 누가 대출금을 갚았는지 기록되지 않았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과 대통령 취임 후에 제출한 재산 명세에서는 대우와 관련한 대출금 내역은 누락돼 있다고 한다.
포브스는 “대우는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남한 기업이었다.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이런 부채가 있다는 게 알려졌다면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됐을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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