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소유자 부담 커
국토교통부, 공시지가 낮춰
그럼에도 여전히 1위인 곳은 어디?
최근 국토부가 2023년 표준지·표준주택 공시지가를 공개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부는 2009년 이후로 계속해서 공시지가를 올려, 토지·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을 높여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14년 만에 공시지가를 낮추기로 하면서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시지가란 국토교통부가 조사·평가해 공시한 토지의 단위 면적당 가격에 해당한다. 이런 공시지가는 부동산 보유세, 건강보험료 등의 세금 산정 기준이 되곤 한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 침체와 금리 폭등이 맞물리면서, 주택 및 토지 소유자들이 엄청난 부담에 시달리게 되자 이들의 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내놓게 됐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와 전국 표준 단독주택 공시지가를 모두 큰 폭으로 낮췄다. 내년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5.92%로 올해의 공시지가가 10.17%인 것에 비해, 전국적으로 16.09% 하락했다. 이에 따라 각종 토지세나 보유세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땅값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는 다름 아닌 ‘명동’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높은 땅값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다.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2004년 이후로 약 20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기록했다. 매우 긴 시간 동안 땅값 1위의 타이틀을 내려놓지 않았던 네이처리퍼블릭 부지. 과연 공시지가 하락에도 그 명성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공시지가가 하락하면서 땅값이 매우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땅값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며 화제를 모았다.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기게 되면서 명동 상권은 매우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매우 높은 땅값을 기록했던 명동도 그 피해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이에 전국에서, 그리고 명동에서 가장 높은 땅값을 자랑하던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도 2년 동안 연속해서 가격이 하락하는 쓴맛을 보게 됐다.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살펴보면, 현재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크기는 169.3㎡에 달하는데, 2022년 공시지가는 1㎡당 1억 8,900만 원이었다.
그리고 2023년의 공시지가는 1억 7,410만 원으로 올해보다 약 7.9%가 떨어졌다. 올 2022년의 공시지가도 전년 대비 약 8.5% 떨어졌는데, 내년에도 하락세의 기조를 이어나가게 됐다.
이렇게 2년 연속 공시지가가 하락한 탓에, 내년 명동의 전체 면적 공시지가는 300억 원 이하로 내려오게 됐다. 내년의 네이처리퍼블릭, 전체 면적 공시지가는 294억 7,500만 원이다. 공시지가가 매우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네이처리퍼블릭은 땅값 1위를 지켜내며 놀라움을 줬다.
그리고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뿐 아니라, 기존 전국적으로 고가의 땅값을 기록했던 지역들의 공시지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땅값 전국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의 경우, 내년 공시지가가 올해보다 7.9% 하락하여 ㎡당 1억 7,270만 원을 기록했다. 또한 땅값 3위인 충무로 2가의 옛 유니클로 부지의 경우는 기존 공시지가가 1억 7,850만 원에서 7.4% 하락하여, 1억 6,350만 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정부는 부동산 침체 속에서 실소유자들의 토지세, 보유세 등의 세금을 대폭 줄여주기 위해 공시가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려놨다. 그리고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소유자들의 부담을 경감하고, 부동산 시장의 활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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